2주 동안 기초화장품을 바르지 않았더니 지나칠 정도로 각질이 심해졌다. 게다가 온 얼굴에 수염 비슷한 하얀 것이 붙어 있었다. 얼굴 표면에 하얀 허물이 삐죽삐죽 솟아 있다고 하면 맞을까? 특히 입가와 턱 주변에 허연 허물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몹시 당황스럽고 불안했다. 괜찮을까?.
게다가 피부가 당기는 느낌은 여전했다. 피부단식을 계속하면 금세 괜찮아질거라 생각했는데, 아닌가? 이대로 피부가 거칠어지면 어떻게 하지? 주름투성이가 되면? 오랫동안 기초화장품뿐만 아니라 많은 양의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 대가가 이렇게까지 큰 걸까? 걱정되 죽겠다.
무슨 수를 내든지 해야지.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피부 상태를 검진 받을 수 있는 병원을 인터넷에서 검색했다. 그 결과 기타사토 연구소병원 미용의학센터에 건강검진이 아닌 미용검진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가장 먼저, 현미경을 이용해 피부를 확대해서 모니터로 결을 확인했다. 의사의 첫마디.
“저런, 피부가 많이 손상된 상태입니다.” 보기와는 전혀 다르다는 말투였다. 모니터에 비친 영상을 보니 흠이 하나도 없었다.
“이런 말씀 드리기가 뭣하지만 피부 좋다는 소리를 자주 들었는데요.”
“아침에 피부가 메끄러운건 말이죠. 전날 밤에 바른 크림이나 로션이 피부에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돌아가는 길에 약국에서 의사가 추천한 순비누와 백색 바셀린을 샀다. 병원 방침에 따르면 심하게 전조할 때는 바셀린을 바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부작용이 없는 보습제는 백색 바셀린 뿐이라고 하셨기에 .
바셀린에는 훌륭한 특성이 있다.
첫째, 웬만해선 산화하지 않는다.
둘째, 피부에 스며들지 않는다. 따라서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기 때문에 비누로 지울 필요가 없다. 바셀린은 발림성이 나쁜게 흠이지만 피부에 밀착되고 양 조절도 쉽다. 화장품처럼 번들거리게 발라서는 안된다. 살짝 보호막을 씌운 느낌이면 된다.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바셀린은 보조용이다. 바셀린에 의지해선 안된다. 피부가 극히 건조하거나 각질이 심할 때만 사용하고, 아무것도 바르지 않는 것이 피부에 제일 좋다는 점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